스마트폰 열풍으로 디바이스 시장의 새로운 바람이 일면서 PC 시장이 다소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그 속에는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 이미 PC 시장은 데스크탑이 아닌 노트북과 패드가 주류를 이룬지 오래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전세계적으로 얇고 가벼운 울트라씬 노트북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특히, IT 환경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 시장에서는 그러한 동향이 더욱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한국 시장에서의 양호한 실적은 소비자 특성에 기인한다.

한국에서는 모니터 부분과 본체가 분리되는 노트북, 디스플레이 화면이 360도 돌아가는 컨버터블 노트북 등 태블릿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노트북 역시 비즈니스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 데스크탑 PC로 게임을 즐기던 사용자들이 고사양 게이밍 노트북을 선택하면서 게이밍 노트북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도 하다.

e스포츠 강국인 한국에서의 게이밍 노트북 시장의 성장에는 고사양의 PC가 요구되는 오버워치 등 온라인 게임의 진화와 인기도 한 몫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높은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에 맞춘 프리미엄 모델링도 주목할 점이다.

무게를 1kg 이하로 줄인, 최고 성능의 CPU를 사용하면서도 배터리 사용 시간은 9시간 이상 쓸 수 있는 초경량 초박형 노트북을 선보이는 한편, 필요에 따라 태블릿으로도, 노트북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투인원(2-in-1) 방식의 노트북, 기존 노트북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한 게이밍 노트북 전용 브랜드 출시 등이 바로 그 것이다.

에이수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PC는 스마트폰과는 또 다른 부가가치를 제공하며 그 존재를 지켜가고 있다. 한편, 스마트폰 및 태블릿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자 프리미엄 노트북 및 게이밍 노트북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시장조사기관의 전통적인 분류 방식에 따르면 PC 시장은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그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컴퓨팅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와 변화의 바람으로 인해 PC만의 정의가 새로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과거 PC를 넘어서는 수준의 프로세싱 파워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스마트폰 및 태블릿 역시 PC로 간주해도 이상할 것이 전혀 없다. 에이수스 역시 전통적인 데스크탑 PC에서부터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애플, 삼성 역시 마찬가지다. 이 뿐만이 아니다. 변화하는 기술 플랫폼 환경 속에서 IoT 시대의 도래도 멀지 않았다. 프로세서를 장착한 기기들은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컴퓨팅 관점에서 본다면 모든 기기들이 프로세싱 파워와 네트워킹 기능을 갖춘다는 의미다. 즉 확장된 의미의 PC 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사양기업은 있어도 사양산업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PC 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쇠락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형성할 것이다. 미래의 데스크탑 PC는 과거 슈퍼컴퓨터 급의 성능을 원하는 사용자들을 위한 제품으로 새롭게 발전해 나갈 것이다. 노트북은 더욱 강력해진 컴퓨팅 파워로 무장한 스마트폰 및 태블릿과 차별화 경쟁을 치열하게 치뤄나갈 것이다.

미래의 승자는 시장을 새롭게 규정하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해 혁신을 거듭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시장의 새로운 질서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사양기업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PC 시장을 선도하는 에이수스가 바라보는 퍼플오션의 정의다.

김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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