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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석의

이순신의 창(窓)

한문학 연구를 35년간 했으며 전문번역가로서 다년간 고전번역을 해왔다. 난중일기의 교감학적 검토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 최초로 난중일기를 완역했고,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난중일기 등재시 자문위원을 맡았다. 현재 이순신관련 문헌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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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窓] 장군기는 생명구원의 기였다

기사승인 2018.10.15  13: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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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바른 인식과 연구

   옛날에는 전쟁할 때 대장이하 장수가 작전에 필요한 명령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기(旗)를 사용하였다. 기는 명령의 성격과 상황에 따라서 용도가 다르고 종류도 다양하다. 임진왜란 때 조선 수군은 훈련규정에 따라서 다양한 기를 사용했다. 보통 군사훈련 시에는 대장이 진영의 선문(船門) 밖에 도착하면 대장이 도착했다는 의미로 선상에 대장기(大將旗)를 세우고 대포를 1회 발사했다.

  대장이 지휘하는 부대가 출동할 때는 대장기와 함께 오방(五方)의 기(청·황·적·백·흑)를 가지고 바다로 나가 첨자진(尖字陣)을 치고 대장의 명령을 기다렸다. 나발을 3회 불고 대장이 승선하면 닻을 올리고, 대장이 명을 내리면 대포를 2회 발사하고 북을 울리고 동라(銅鑼)를 울리며 대장기를 세운다. 그런 뒤에 영하기(令下旗)와 오방에 따른 다섯 고초기(高招旗)를 세운다. 고초기는 주로 분산·집합의 의미로 사용된다.

  이순신이 출동하여 일본군과 전쟁 할 때도 장군기를 사용했다. 임진년 5월 7일 옥포앞바다에서 일본선 30척을 공격할 때 이 기로 지휘하여 진군을 명했다. 이순신은 여러 장수들에게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산처럼 침착하고 무겁게 행하라[勿令妄動 靜重如山].”고 당부하였다. 이에 부하들이 일제히 출동하여 도도 다카도라(藤堂高虎)가 이끄는 왜선 50여척 중 26척을 분멸하는 전공을 세웠다.

  《난중일기》에 보면, 계사년 2월 5일 이순신이 둑제(纛祭)를 지냈다는 내용이 있다. 이 둑제는 출정하기 전에 소꼬리로 만든 둑(纛)을 세우고 제사지내는 의식인데, 웅포해전을 치르기 전에 제사를 지낸 것이다. 또한 이순신은 전쟁 중에 초요기(招搖旗)를 사용했는데, 이는 대장이 장수를 부르거나 지휘명령을 내릴 때 사용했다. 초요기는 대장 이하가 소지하는데 푸른 바탕에 흰 무늬로 북두 칠성을 그리고 흰 빛깔로 불꽃을 표시했다. 계사년 2월 20일 일본군과 교전 시 큰 바람이 불어 상황이 불리해지자, 이순신이 초요기를 들어 교전을 중지시켜 전선의 피해를 막기도 했다. 또한 명량해전 당일에는 영하기(令下旗, 군령내리는 기)와 초요기를 세워 후퇴한 김응함과 안위를 불러 적진으로 진격하게 했다.

  이처럼 이순신이 전란중에 사용한 장군기, 둑기, 초요기, 영하기 등은 전쟁상황에 따라 대장의 명령을 부하들에게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전쟁에서는 장수와 부하간의 조화와 협력이 승리의 관건이므로 상황에 따라 정보명령을 전달하는 기의 역할은 소통의 열쇠와도 같은 것이다. 이 점에서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운 일촉즉발의 긴박한 상황에서 장수의 기는 결코 의장용 깃발이 아니라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명구원의 기였던 것이다.

  국난 극복을 위한 이순신의 강한 항왜의지가 담긴 장군기는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국민통합과 화합단결의 의미로 재해석된다. 이러한 의식을 올바로 전하기 위해서는 저마다 올바른 역사인식으로 법고창신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순신의 삶과 정신에 대한 보다 더 근본적인 연구와 이해가 절실히 요구된다. 이에 일정시기에 일본인이 주축이 된 조선사편수회(이마이다 기요노리(今井田淸德) 회장)에서 해독한 《난중일기초》의 오독 내용(스물입(卄), 서른삽(卅)자 등)을 바로잡는 일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이러한 교감(校勘) 내용들을 인문학계에서 인정받은 것을 계기로 역사사실이 담긴 새로운 사료를 발굴하여 이순신의 업적을 올바로 밝히는데 더욱 매진하고자 한다.

      글: 노승석 이순신연구가(여해고전연구소장/교감완역 난중일기 저자)

 

노승석 skku1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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